느린 사람


뜬금없이 내 친구는 내 취향에 대해 이렇에 이야기하더라

“땡땡아, 너는 왜 아저씨만 좋아해? 못난이만 좋아해?ㅋㅋㅋ”

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몰랐다.
내가 그런 취향인지..

돌이켜보면 학창시절에는 분명 꽃미남 스타일을 좋아했다.
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취향도 함께 변하나 보다.
지금은 그 뭐랄까 인터뷰할 때에 나타나는 위트, 자기 분야에서 두각을 확실히 드러낸 내면이 마치 단단해 보이는 그런 사람을 보면 더 멋있어 보인다. (물론 몇몇은 다양한 범법을 하더이다..ㅜㅜ)

나이가 들었다면 든 우리나이에도 아이돌을 좋아하는 친구 눈에는
내 취향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.

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.
연예인이 아니라, 실제로 내 옆에 있는 누군가도
아저씨여도 내가 좋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.

근데 이상하게도 소개팅만 하면
현실의 아저씨들은 눈에 잘 안 들어온다.

나도 이미 아줌마인데 말이다..
아직도 현실직시 못하는 내가 참으로도 아쉽다..

사실 내 취향을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..
왜 이렇게 마음이 움직이기 힘든 건지..

어디에 꽂히는 건지,
그 ‘꽂힘’ 자체가 참 어렵다.

그러다 문득, 어느날 나는
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조금 늦은 나이에.

좋은 나이에 연애해서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이어지는 게
얼마나 소중한 흐름인지
너무 늦게 깨달았다.

나는 늘 그렇다.
거북이처럼 느리다.

뭐든 늦게 깨닫는다.
유행하는 드라마도 유행 지나 보고선 '우와 너무 재밌다'

유행하는 두쫀쿠도 유행 다 지나 맛보고선 '우와 너무 맛있다'

적당한 나이에는 결혼 생각 없다 이제와서 주변 친구들 다 결혼하고 나니 '우와 결혼하고싶다'

등등..

뒤늦게 깨닫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알게된다.

드라마도 두쫀쿠도 느려도 괜찮은데

이 결혼이라는 것은 늦게 마음 먹으면 이미 연애도 결혼도 쉽지 않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는다.


느리다 늘 나란 사람은..

두렵다.

아쉽다.


아 몰라..

갑자기 조금 슬퍼진다.

뭔가 깨닫고 희망으로 마무리하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.

오늘의 글은 끝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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